[몬센]소나기(함쨘님에게)

닌타마 2017. 4. 18. 22:08


비다.”

하늘이 무너질 거 같은 빗소리에 복도를 지나가던 센조는 멈추고 창밖을 쳐다봤다. 천둥소리, 빗소리, 밖에 있던 아이들의 비명. 다른 아이들은 우산이 없는 것에 걱정하고 있을 때 센조는 여유로웠다. 운동장 모래가 비에 떠내려가는 걸 빤히 쳐다보면서 동질감을 느낄 때 뒤에서 누군가 불렀다.

센조?”

자신을 부르는 이름에 뒤돌아보니 무거운 책을 들고 있는 몬지로가 보였다

몬지로. 어디가?”

교실 들렸다가 집 가려고. 너는?”

. 나도 집 가야지. 우산 있어? 같이 가자.”

몬지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센조는  급식이야기, 디저트 가게 이야기 같은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와 교실에 갔다.  다른 아이들은 다 가버린 조용한 교실에서 그 둘은 짐정리를 하고 있을 때 밖에는 하얀빛이 번쩍거렸다. 그 뒤 들리는 커다란 소리에 몬지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놀란 표정을 본 센조는 혼자 웃기 시작했다. 옆에서 몬지로는 웃는 것에 뭐라고 하면서 화를 내자 웃음이 사라지고 교복 위에 한 방울씩 비가 내렸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그는 당황하면서 얼굴을 가렸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어찌할지 모르면서 이 곳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넘칠 때 몬지로는 그가 사라지지 않도록 껴안아주었다

센조는 묶여진 풍선 같은 모습이 자주 보였다. 묶여있는 끈을 풀면 하늘로 사라질 거 같은 풍선. 풍선을 놓지 않기 위해서는 끈을 단단히 묶을 수 밖에.  비가 멈추고 햇빛을 머금은 하늘이 보일 때 안에서도 소나기도 멈추었다. 그 뒤 센조는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괜찮아. 몬지로 걱정하지 마.”

그 말에 다른 의미를 알기에 걱정을 놓을 수 없었다. 위태로운 것을 알면서 어찌할 수 없는 자신이 답답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센조를 바라보다가 결국 그는 속에 삼켜왔던 말을 꺼냈다. 그 말 뒤에는 서러운 울음소리가 조용한 교실을 채웠다.

***

몬지로. 일어나.”

자신을 흔드는 행동에 깨어난 그의 얼굴을 보고 센조는 웃었다. 책의 모서리 모양 그대로 찍혀서 자국이 볼에 남았다. 네모난 모양 위에 빨개진 볼. 학교에서 자지 않는 그가 자고 있다니 센조는 신기해했다.

어젯밤에 안자고 뭘 열심히 했길래 침까지 흘리면서 자?”

자국이 있는 볼을 문지르면서 웃고 있는 센조를 빤히 보다가 몬지로는 말했다.

그냥. 요즘 피곤한가 봐.”

그래? 어서 집에 가서 더 자. 학교에서 자다가 교실에 갇혀버릴지도 모른다고.”

뭐가 즐거운지 웃으면서 농담하는 모습 몬지로는 앞에 서 있는 센조의 팔을 잡았다. 자신이 느끼는 감에 관해 그는 믿기로 했다.

센조. 너 괜찮아?”

? 갑자기 왜? 나보다 네가 안 괜찮아 보이는데?”

엉뚱한 질문에 이상한 표정으로 웃는 센조 모습에 자신이 보았던 꿈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면서 몬지로는 손을 놓고 같이 웃었다. 그저 자신이 잔걱정이 많기에 생긴 일이라고 넘겨버리고 싶었다. 하교하면서 새로운 아이스크림 가게를 가자는 센조의 말에 몬지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갈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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