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잣이사]사탕과 종이학
*연령반전, 의사 이사쿠, 환자 잣토입니다.(월하님 소재를 받아서 쓴 글입니다.)
한쪽 안구를 잃고, 한쪽 청각이 상실될 정도의 큰 전신화상. 3주간 의식 불명에서 깨어난 작은 몸은 고통스러웠다. 링거와 약은 항생제와 진통제. 진물인 생긴 것을 막기 위해 자주 갈아주는 붕대. 그런 사이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행히 조금씩 나아지는 기세가 보여서 다들 안도를 했다. 그를 간호한 것은 그의 형. 원인 불명의 화재로 살아남는 것은 그뿐. 화재현장에 없었던 그의 형만이 무사했다. 처음 그가 깨어났을 때 눈물을 쏟아냈다. 매일, 매일 울던 그의 형은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다. 자신 형이 시끄럽게 굴 때마다 무표정으로 있던 그는 귀찮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저 몸을 버리고 가고 싶을 뿐이다. 편해지고 싶다는 생각,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 등 우울한 생각과 괴로운 생각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은 채 가만히 누워 시간을 보낼 뿐이다.
“잣토군. 안녕. 이번 담당 의사인 이사쿠라고 해요.”
자고 일어나니 차트를 들고 침대 앞에 서 있는 의사. 자신의 형보다 어려 보였다. 가운 주머니는 빵빵했고 어리숙해 보였다. 갈색에 곱슬머리, 머리가 푸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웃고 고개를 그저 끄덕일 뿐인데 뭐가 좋은지 웃으면서 기뻐하는 사람.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어때요? 기분이 괜찮아요?”
아침마다 하는 말. 무엇을 바라는 건가 싶어서 쳐다보면, 웃는 모습만 보였다. 이사쿠는 무의식적으로 사탕을 주려다가, 아차하고 집어넣었다. 매일 아침에 와서 상태를 확인하고 친해지려고 이야기하지만, 잣토는 그렇게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
“어. 잣토군 안녕.”
피곤함에 복도를 걸으면서 주머니에 있는 사탕들을 입에 넣으려다가 서 있는 잣토에게 들켰다. 서 있는 잣토를 보고 이사쿠는 생각했다.
‘이제 좀 걸어 다니네. 생각보다 다리 쪽 화상이 심하지 않았지.’
인사에도 반응 없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잣토에게 시선을 피하고 싶었지만, 웃으면서 다시 말을 걸었다.
“왜요? 선생님 얼굴에 뭐 묻었어요?”
“사탕. 그렇게 많이 먹으면 충치 생겨요.”
“윽.”
동료의사들에게도 듣던 소리를 그에게 들으니 더 충격이 컸다. 자신이 그렇게 양치질을 안 하게 생겼나 싶었지만, 손에 있는 사탕을 세었다. 5개. 한번에 먹기에 많긴 했다.
“충치 생기면, 아파서 치료받아야 할 거예요.”
“네. 그렇죠.”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그저 듣고 있다가 자신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에 잣토쪽으로 다가갔다. 시선을 맞추기 위해 쪼그려 앉으니 머리 위에 느껴지는 작은 손에 당황했다. 조심스럽게 머리를 만지는 것이 강아지 머리를 만지는 느낌이다. 머리 위에서 들리는 대답은 더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선생님 착하네요.”
“그... 그래요?”
한동안 계속되었던 만짐의 끝에는 작은 종이학이 있었다. 잣토의 주머니 안에 구겨진 종이학. 그것을 이사쿠의 손 위에 올렸다.
“누가 그랬어요. 학을 100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요. 하나 정도는 선생님 줄게요.”
전보다 친해진 느낌에 웃으면서 이사쿠는 기뻐했다. 그 뒤 그는 물어보았다.
“고마워요. 무슨 소원인지 물어봐도 괜찮아요?”
“지금은 비밀. 나중에 알려줄게요.”
그 말의 끝으로 다시 걸어가는 잣토를 뒷모습을 그저 이사쿠는 넋 놓았다가 정신을 차리고 걸어가다가 무의식적으로 사탕을 입안에 넣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가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 대신 받은 종이학을 보면서 붕대 노래를 부르면서 걸어갔다. 주변 동료가 와서 그에게 무슨 즐거운 일이 있냐고 묻자, 그는 그저 비밀이라고 말하고 웃으면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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