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이사]화관

닌타마 2017. 2. 25. 22:35

사빛님 리퀘로 쓴 글입니다.  


임무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강가에 쪼그려 있는 이사쿠를 발견했다. 반가움에 이름을 부르니 웃으며 뒤돌아보는 이사쿠가 보였다,

센조!”

이사쿠. 여기서 뭐 해?”

그가 가리킨 손끝에는 예쁜 토끼풀과 민들레가 피어있었다.

화관을 만들까 싶어서. 꽃이 예뻐.”

활짝 웃는 그 모습에 센조는 너도 예쁘다는 말을 하고 싶었으나 하지 않았다. 그 옆에 앉아서 그가 화관을 만드는 것을 구경했다. 꽃을 뜯어서 강가에 씻고 난 뒤 하나하나 줄기를 엮어서 만들기 시작했다.

센조도 화관 하나 할래?”

센조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사쿠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 나이에 화관을 쓰고 다니는 것을 부끄러웠다,

보건위원회 애들에게 줄까 싶어. 다들 귀여우니 어울릴 거 같아.”

그러게. 잘 어울리겠네. 너에게 받으면 다들 좋아할 거야.”

정말? 그러면 좋겠다.”

좋아할 거라는 말에 이사쿠는 얼굴이 살짝 빨개진 상태로 화관을 계속 만들었다. 평화로운 시간. 시원한 바람과 적절한 햇빛. 소란스럽지 않은 곳. 센조는 그를 보다가 뒤로 누워 하늘을 보았다.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이 보인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평화로운 하늘. 속으로 괴리감에 씁쓸하게 웃었다가 눈을 감았다. 화관을 만들다가 심심했는지 옆에서 이사쿠는 붕대의 노래를 불렀다. 그러다가 갑자기 뭐가 생각났는지 그를 불렀다.

센조. 이러니까 우리 1학년 때 생각나. 그때의 내가 꽃이 이쁘다고 넋 놓고 있었을 때 센조가 옆에 왔었는데. 다른 애들도 같이 오고.”

맞아. 그렇네. 우리가 벌써 6학년이라니. 그때도 좋았는데.”

그러게. 그때 센조가 예뻐서 나도 모르게 예쁘다고 할 뻔했어.”

. 그래서 그때 말하기를 주춤했던 거야?”

몸을 일으켜서 이사쿠를 쳐다봤다. 이사쿠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 뒤로 각자 1학년 때를 이야기하다가 뭐가 생각났는지 센조가 이사쿠에게 물어보았다.

이사쿠. 코헤이타 1학년 때 만나서 말한 거 기억나?”

? 아 기억하지.”

그 말 이후 같이 쳐다보면서 이케이케 돈돈을 말하면서 즐겁게 웃었다. 화관을 다 만들었을 때 이사쿠는 자신이 만든 화관을 머리에 올려봤다.

센조. 어때? 괜찮을 거 같아? 애들한테 크려나. 조금 줄일까?”

괜찮아. 그것보다 너도 화관 하나 쓰고 다니면 될 거 같은데.”

? 무리무리.”

이사쿠는 고개와 손을 저으면서 온몸으로 거부했다. 고개를 젓다가 떨어진 화관을 센조가 주워서 자신의 머리에 올렸다.

그러면 내가 쓰지 뭐. 같이 쓰고 싶었는데.”

거짓말이다. 사실 별로 쓰고 싶지 않았지만, 이사쿠의 반응을 보니 놀려주고 싶었다. 그 말에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꽃을 따서 강가에 씻으러 갔다. 아까보다 많은 꽃으로 화관을 만들고 센조 머리 위에 있는 화관 빼고 방금 만든 화관을 올려주었다.

그것보다 이게 더 센조에게 잘 어울려. 그건 내가 할게.”

그 말에 센조는 빵 터져 웃었다.

그거 때문에 진지한 표정으로 만들었던 거야?”

. 더 잘 어울리는 걸 주고 싶으니까...”

얼굴이 빨개져서 들고 있는 화관으로 얼굴을 가리려고 노력하는 이사쿠가 귀여웠다. 머리가 엉망이 된 이사쿠에게 다가가 그는 앞머리를 정리해주었다.

머리가 엉망이야. . 이제 화관 쓰면 되겠다.”

이사쿠 손에 있는 화관을 머리에 씌어주었다. 꽃과 잘 어울리는 모습에 웃었다가 하늘을 보고 말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네. 어서 가자. 오늘 저녁 맛있는 거 나온다고 했어.”

그 말에 이사쿠는 나머지 화관을 약초가 담겨있는 바구니에 넣고 일어났다. 그 둘은 화관 쓰고 학원으로 같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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