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이사]길

닌타마 2017. 2. 19. 22:50


졸업이 다가오는 그들이 궁금해져서 써 본 글입니다. 


팔목을 다친 센조는 보건실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약초 정리를 하고 있는 이사쿠가 있었다. 약초정리에 집중한 나머지 누군가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모습에 살짝 웃으며 조용히 문 닫고 그에게 다가갔다. 가까이 갔음에도 알아채지 못하는 그가 귀여웠으나 한편으로는 닌자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쿠

? . 센조구나. 어디 다쳤어?”

그 말에 자신이 다친 손목을 들어 올렸다. 팔목을 이리저리 보고 살짝 만지던 이사쿠는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살짝 삐끗했구나. 이 정도면 좀 쉬면 괜찮아질 거야. 붕대 감아줄게.”

그는 약초 정리를 멈추고 센조를 자리에 앉혔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 치료받던 센조는 그 모습을 관찰했다. 열심히 붕대를 감는 이사쿠 얼굴에는 자잘한 상처와 또 어디서 다쳤는지 허벅지에는 붕대가 감겨있었다. 불운한 사람. 자주 다치고 자신의 불운에 알고 있는 그는 다칠 때 마다 역시 난 불운해.’ 하며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보였다. 붕대를 다 감은 이사쿠는 활짝 웃었다.

다 됐다! 한동안 그쪽 손목 쓰지 말고 아프면 찾아와. 진통제 줄게.”

뭐가 그렇게 좋은지 활짝 웃는 그 모습에 센조도 웃음이 지어졌다. 같이 웃다가 아직도 나가지 않는 그에게 자상하게 물었다.

센조? 아직 할 일이 남았어?”

요즘 잠이 잘 안 와.”

그거 큰일이네. 하루에 몇 시간 자?”

두시간.”

시간을 듣고 이사쿠는 기겁을 했다. 자신은 두시간 자고서는 버틸 수 없기에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했다. 약을 처방할지 아니면 수면에 좋다는 찻잎을 줄지 고민했다. 센조는 혼자 곰곰이 고민하는 그 모습에 말했다.

수면에 좋다는 차를 마셔봤지만, 효과는 없었어.”

. 그러면.”

이사쿠는 자리에서 일어나 약초를 몇 개 꺼내어 약 달였다. 자신 옆에 앉아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 그는 어색하게 웃었다.

센조? 왜 나 얼굴에 또 뭐 묻었어?”

뭐가 묻었는지 싶어서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만져보고 하는 그에게 센조는 빤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어제 닌자대에 들어오라는 제의가 들어왔어.”

그거 잘됐네. 센조는 능력이 좋으니까 그럴 거 같았어.웃으면서 부채질하는 그에게 센조는 물었다.

너는 졸업하고 뭐 할 거야?”

전장의가 될까 싶어.”

어디 소속?”

이사쿠는 고개를 저으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소속은 글쎄. 나는 다른 애들처럼 뛰어나지 않으니 어디 오라는 곳은 없지 않을까?”

소속 없는 전장의를 누가 지켜줄까? 성주의 욕심으로 죽어 나가는 건 그 아랫 사람들. 지금도 전쟁은 끝없고 사람은 죽어 나간다. 그 사이에 있는 소속 없는 전장의. 무사할 리가 없다.

이사쿠!”

자신의 이름을 부른 이유를 알고 있는 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볼을 만졌다. 센조의 시선을 피하고자 계속 부채질했지만, 그마저 저지당했다. 이사쿠의 손목을 꽉 잡은 센조는 무서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고개를 숙이려고 했지만, 그는 이사쿠의 턱을 잡고 자신을 쳐다보도록 했다. 이사쿠는 자신의 상황보다 다친 손목으로 자신을 세게 잡는 그가 걱정되었다. 붕대 쪽으로 시선이 가는 걸 본 그의 턱을 세게 잡았다. 들켜버려서 이제 도망갈 곳이 없는 이사쿠는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이사쿠.”

? . ?”

난 이사쿠가 좋아.”

. 나도 센조가 좋아.”

자신의 처지를 아직도 모르는지 해맑게 웃는 이사쿠를 보고 센조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 전장의가 되지 않았으면 해.”

? 내가 잘하는 건 치료인걸?”

네가 일찍 죽기를 원하지 않아.”

나도 센조가 일찍 죽기를 원하지 않아. 오래 살아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지고 손주도 보고 그랬으면 좋겠어.”

일부로 못 알아들은 척하는 그에게 센조는 잡은 손을 세게 잡았다.

이사쿠. 내 말은 그 뜻이 아닌 거 알잖아.”

. 센조. 잠시만. 약이.”

옆에 있는 약을 까먹고 있던 이사쿠는 그의 손을 풀고 급하게 수습한 뒤 쳐다봤다.

. 무슨 뜻인지 알아. 그래도 나는 전장의가 될 거야.”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그. 센조는 입술을 깨물었다. 속에서 올라오는 화를 냉정하게 참기 어렵던 센조는 자리에서 일어나 보건실을 나갔다. 보건실에 남은 이사쿠는 아까 당당하던 행동과 다르게 고개를 숙였다. 보건실에 비라도 떨어지는지 그의 옷에 한 방울씩 물이 떨어졌다. 깊은 한숨을 쉬고 난 뒤 그는 지친 표정으로 주인 없는 약을 쳐다봤다. 누군가에게 이 모습을 들킬까 봐 몸을 웅크리면서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보건실에는 약초 냄새와 함께 조용한 비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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