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레이안즈] 사탕
*안즈른 전력으로 쓴 글입니다. 주제는 화이트데이입니다.
*이 글에서 레이와 안즈는 서로 호감있는 정도이며, 사귀는 사이가 아닌 걸로 설정잡았습니다.
복도에 떨어져 있는 사탕을 보고 그제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았다. 화이트데이 같은 날은 상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전 발렌타인데이를 챙기기는 했다. ‘그때도 우정의 초콜릿 같은 거였는 걸.’ 유닛들의 간식을 챙기면서 초콜릿을 넣을 뿐이다.
“오늘따라 애들이 사탕을 더 들고 다니는 거 같네. 역시 아이돌이라서 그런가?”
학교에 있다면 그들이 주는 법도 있지만, 외부에서 받는 것이 많았다. 오늘도 역시 사탕을 가지고 가는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을 보고 있자니 떠오른 잡생각에 안즈는 머리 흔들고 다시 가던 길을 갔다.
“안즈. 오늘은 뭐해?”
같은 반인 마코토의 대답은 안즈는 스케줄을 펼쳐서 확인했다.
“오늘은 언데드 의상 디자인 확인 날이야.”
“아 그렇구나.”
아쉬운 표정의 마코토에 안즈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아 그게.”
마코토가 말하려는 것을 옆에 스바루가 가로채 갔다.
“안즈한테 도움도 많이 받기도 했고 우리끼리 놀러 간 적도 없던 게 생각나서 같이 가려고 했지!”
어느새 호쿠토와 마오도 옆에 와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우리는 너에게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 그러니 음식이라도 대접하려고 했지.”
“날 생각해주다니. 고마운데. 잠시만. 아 이번 주말은 시간이 비네. 그때 다들 괜찮아?”
날짜가 정해지자 스바루는 맛있는 거 먹자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마코토는 맛집을 알아본다고 했다. 호쿠토는 그 뒤 예약하는 등 서로 계획을 분담하면서 즐거워했다. 그 사이에 안즈도 웃고 있었지만, 오늘 일정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본 후 안즈는 나갈 준비를 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그러면 내일 봐.”
안즈는 밖으로 나갔고 마코토는 한숨을 쉬었다.
“안즈는 요즘 들어서 더 일 많이 하는 거 같아.”
“예전과 달리 트릭스타만 프로듀서 하는 게 아니니까. 어쩔 수 없지.”
마오말에 마코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렇기야 하지만, 저러다가 어디로 가 갑자기 사라질 거 같아서 느낌이 불안해.”
**
언데드 의상으로 상의하려고 들어간 경음부에는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내가 빨리 오기는 했지.’
만나는 시간은 5시 반쯤. 안즈가 온 시간은 5시었다. 프로듀서라면 약속을 잘 지켜야한다면서 귀에 딱지에 생기도록 들은 말에 버릇이 된 것인지. 몇 분 전에 가지 않으면 안즈는 불안했다.
‘이렇게 아무도 없으니 조용하네.’
가방 안에 넣어둔 스케치북을 꺼내서 다시 의상 디자인을 확인했다.
‘활동이 많은 유닛이니 옷감은 조금 늘어나는 재질로 해야겠다. 음 역시 레이선배 옷에는 이것보다는 이게 나으려나. 색을 다시 배치할까?’
보다 보니 어지러움에 다시 가방에 넣어두고 근처에 의자에 앉았다. 의자에 앉아서 주변을 살펴보니 열려 있는 관이 보였다. 늘 궁금했다. 저 관에 들어가면 정말 잠이 잘 오는지.
“선배도 없는데 잠시 살펴도 괜찮겠지?”
관을 열어보니 푹신한 베개와 따듯해 보이는 담요가 있었다.
**
유닛 의상 상의로 모이기로 한 날. 안즈의 짐은 있지만, 안즈는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도 가방에 있어서 연락되지 않자, 10분 정도 있다가 다들 각자 안즈를 찾으러 갔고 레이는 닫혀있는 관에 의심이 되었다.
“이런. 아가씨가 여기에.”
관을 열어보니 곤히 자는 안즈 모습에 허무하면서 웃음이 나왔다. 걱정시켰던 게 약간 심술이 나서 볼을 살짝 건드니 입을 오물거리면서 표정을 찡그렸다가 다시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버리는 것에 아기 같았다.
“이거 리츠 같구먼.”
레이는 안즈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언데드 비공개 SNS에 소식을 알렸고 나갔던 그들은 다시 들어간다고 글을 남겼다.
“올 때까지 아가씨와 시간을 보낼까?”
관에 살짝 앉아서 안즈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주머니 안쪽에 있는 사탕이 생각났다.
“음. 아가씨가 사탕 좋아하려나?”
자신을 부르는 말에 잠을 덜 깬 상태에서 옹알이처럼 안즈는 말했다.
“사탕 좋아.”
“입을 벌리면 사탕 넣어주겠네.”
입을 살짝 버리는 모습에 레이는 크게 웃고 싶었지만, 깨울까 봐 웃음을 참았다. 사탕을 입에 넣어주자 오물거리면서 웃던 안즈는 갑자기 눈을 떴다.
“사탕? 왜 사탕이?”
눈을 뜨니 보이는 것은 활짝 웃는 레이가 보였다. 상황 파악이 덜 되어 멍하니 있다가 자신이 관에서 자고 있다는 것과 언데드와 모이기로 약속한 시각이 좀 지났다는 걸 알았다.
“그 사탕은 화이트데이 선물일세. 다들 오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마세.”
안즈는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면서 작게 말했다.
“이런 모습 보이다니 창피해.”
“그래도 다행이야. 아기씨의 이런 모습을 나만 봐서.”
안즈는 한참 관에서 나오지 못하자 레이가 농담으로 ‘계속 있으면 다들 보게 될 걸세.’ 말하자, 그녀는 정신 차리고 나가려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레이의 팔을 잡았고 그 실수로 같이 관에 들어가 있는 모양이 되었다. 투덜거리면서 들어온 코가는 그 모습을 보고 ‘이 흡혈귀가?!’하고 소리를 쳤고 뒤에 있던 아도니스와 카오루는 그 둘을 보고 표정도 같이 구겨졌다. 그 뒤로 안즈와 레이는 사연을 말했지만, 그들은 불신의 표정으로 레이를 쳐다봤다. 이렇게 의상 상의는 물 건너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