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토나츠]기회

나츠메 2017. 11. 16. 00:55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한 곳에서 대답을 듣고 혼자 거리에 앉아서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늘에 노을이 지자 그제서야 시간이 많이 지났음을 체감하고 일어났다. 목적 없이 거리를 거니다가 사람한테 부딪치고 말았다. 얼굴을 보지 않은 채 사과를 하고 떠나려고 할 때 붙잡혀서 순간의 신경질이 날 뻔했으나, 그럴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츠메군?”

슬쩍 올려다봤을 때 검은 머리의 사람이 보였다. 소식을 가끔 듣기는 했으나, 실제로 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하필 이럴 때라는 말을 속에 집어넣고 웃으며 대답했다.

. 마토바씨네요.”

어색한 웃음과 분위기.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지만, 붙잡는 그에 의해 기각되었다. 만났지 오랜 만이니 차라도 마시는 게 어떤가요? 라는 말에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눈물이 눈치가 없었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눈물에 당황하면서 닦아내고 고개를 숙였지만, 들키고 말았다. 마토바는 품 안에서 노란색 꽃이 수 놓인 손수건을 건네주면서 그를 조용히 달랬다. 그는 울면서 도망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가득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어렵게 이제 괜찮아요. 그러니까라는 말을 꺼냈다.

그렇다면, 저랑 차를 마셔도 괜찮겠네요.”

나츠메의 말을 끊어내고 웃으면서 말하는 그의 속셈을 나츠메는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거절의 기회를 놓치고 둘은 사람이 적은 카페에 앉아있었다.

 

앞에 놓인 차를 마시지 않고 그냥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먼저 마토바가 말을 걸었다.

소식을 대충 듣기는 했어요.”

벌써 거기까지 소식이 갔나 싶은 생각에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그 말이 자신을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마음은 미워졌고 말을 곱게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요? 무슨 말을 저에게 듣고 싶어요? 힘들었다. 슬펐다. 마토바 쪽으로 갈 걸 그랬다. 후회한다. 이런 말이 듣고 싶은 건가요?”

울면서 화를 내는 나츠메와 달리 편안해 보이는 마토바. 그는 혼자 잠시 눈을 감았다가 말을 다시 꺼냈다.

그 일이 유감스럽지만, 지나간 일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듣자마자 잡고 있던 손수건을 꾸기면서, 몸을 일으켰다. 금방이라도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마토바의 말이 그를 잡았다.

하지만 저 마토바 세이지가 당주로 있는 마토바 가문이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방법이 없는 것을 깨닫고 모든 걸 체념할 때쯤 해결해준다는 말에 나츠메는 흔들리고 말았다.

이쪽으로 오면 당신을 괴롭게 할 사람은 없어요.”

그 말이 나츠메에게는 더 괴로웠다. 혼자서 주변에 도움을 청했지만,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여기까지 온 자신이 미워졌다. 사실 알고 있었다. 마토바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해결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하지만 그쪽으로 가면 어떻게 될지, 이것은 자신을 꼬아내려는 썩은 동아줄이라는 것도 다 알기에, 그렇게 되는 건 회피해왔다. 그런데 눈앞에 보이는 동아줄이 하나뿐일 때 무슨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 그것이 가져올 상황을 다 알고 있지만, 그에게 선택이라는 건 형식상일 뿐이었다. 나츠메는 결국 울면서 그 동아줄을 잡았고, 마토바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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