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나츠메]-구름 구경

방앗간 지나가는 참새 2016. 11. 16. 20:32

 

나츠메는 들판에 누워서 하늘 구경을 했다. 길을 가다가 발밑에 있는 작은 요괴를 피했더니 중심을 잃어 옆에 있는 들판으로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야 하는 데 귀찮기도 하고 기운도 없었다. ‘요즘 왜 이렇게 피곤할까?’라는 생각하면서 어릴 적 혼자 하던 하늘 구경을 했다.

혼자서 하늘 구경하면서 언제쯤 저녁이 될까 하는 생각과 언제까지 이 집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 생각만 하면 씁쓸해진다. 밥을 제대로 못 먹을 때는 음식 모양 구름을 찾았고 힘들 때는 부모님과 닮은 구름을 찾았다. 구경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집 돌아가는 것이 반복되는 삶. 나츠메는 그 삶이 끔찍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요괴에게 쫓기는 것도 싫었지만, 혼자라는 것이 더 싫었다. 그런 생각하다가 다시 하늘 구경을 했다.

저 구름은 냥코선생 닮았네.” 혼자 구름을 가리키면서 웃었다. 오늘 따라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모양이 다양해서 좋았다. “음 저 구름은 나토리씨 닮은 거 같다. 벙거지 모자 느낌이야. 저기 있는 구름은 마토바씨려나? 부적 느낌이 나는데?” 그렇게 구름을 구경하다가 나츠메는 피곤함에 잠시 눈을 감았다.

나츠메님! 나츠메님! 괜찮으신가요?” 나츠메가 눈을 뜨니 자신을 흔들고 있는 중급들이 보인다. “나츠메님 어디 아프신가요? 혼자 여기서 누워계셔서 놀랬습니다.” 대머리 요괴가 말했고 그 옆에서 소머리 요괴는 울먹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너희였구나. 그냥 여기서 쉬고 있었어,” 나츠메의 말에 중급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입니다. 쉬고 계셨다니 나츠메님이 혼자 계시면 외로울 거 같으니 저희도 같이 옆에 눕겠습니다.” 중급들은 웃으면서 나츠메의 양옆에 누웠다. “여기 누우니 구름이 잘 보이는 군요.” 대머리요괴의 말에 나츠메는 웃었다. “. 잘 보여. 여기서 구름 모양을 보고 있었어.” 

나츠메의 말에 구름을 구경하던 대머리 요괴가 크게 말했다. “나츠메님. 나츠메님. 저 구름 모양 저 닮지 않았습니까? 동글동글한 것이 저 같군요.” 소머리도 그 말을 듣고 구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 구름 모양은 뿔이 있는 거 보니 저 같아요.” 그 둘은 신이 나서 구름 구경했다. 가운데 있던 나츠메는 웃었다. 아까와 달리 힘이 나는 느낌이었다. “저기 가운데 있는 건 문어빵 같아.” 나츠메의 말에 중급들은 물었다. “이 문어빵이 뭔가요?” 나츠메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했다. “. 밀가루 반죽에 문어가 들어가 있는 빵이야. 맛있어. 먹고 싶다.” “저도 먹고 싶어요. 나츠메님. 문어빵이라는 걸 사주실 수 있나요?” 대머리 요괴의 말에 나츠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사 먹으러 가자.” 중급들은 신이 나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츠메에게 손을 뻗었다. “나츠메님 어서 가요.” 나츠메는 웃으면서 중급들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셋이서 문어빵을 사러가면서 중급들은 떠들었다. 문어빵이 맛이 어떨지 생각하는 이야기와 사줘서 고맙다면서 답례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츠메가 가게에서 문어빵을 포장하고 나서 가게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 셋이서 하나씩 먹었다. “이런 맛이군요. 이거 계속 먹고 싶네요!” 대머리 요괴는 말했고 소머리 요괴는 세게 끄덕였다. 그렇게 셋이서 먹고 있을 때 갑자기 냥코선생이 나타났다

셋을 본 냥코선생은 말했다. “나츠메. 나 빼고 맛있는 걸 먹다니 어서 내 것도 내놔라.” 문어빵이 뺏길 거 같았던 중급들은 허겁지겁 남아있던 문어빵을 입에 넣었다. 문어빵의 뜨거움에 중급들은 입을 살짝 벌렸다. 그 모습에 나츠메는 웃었고 냥코선생은 어서 뱉어내라면서 중급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중급들은 문어빵을 오물거리면서 도망쳤고 냥코선생은 중급들을 잡으려고 뛰었다. 그 모습을 본 나츠메는 크게 웃다가 냥코선생의 심기를 건들어서 한 대 맞았다. “바보 나츠메. 웃지마라. 웃지말고 어서 문어빵을 사와라. 나츠메.” 나츠메는 맞은 곳을 만졌다. “아야. 아프잖아. 냥코선생. 아쉽게도 지금은 돈이 없어.” 자신을 사줄 수 없다는 말에 화가 난 냥코선생은 중급들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