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이사]하얀 꽃
함쨘님에게 주제를 받고 쓴 글입니다.
늦은 밤. 다들 자는 시간에 상급생들에게 임무가 주어질 때가 많다.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에 이사쿠는 한숨을 쉬었다. 불운이 이번에는 오지 않기를 하면서 기도했지만, 될 리가 없다. 죽지 않고 살아오면 다행이라는 생각하면서 준비를 했다. 가벼운 응급처치약, 비밀 무기 몇 개. 옷은 가볍게. 준비하면서 교장 선생님의 마지막 말이 그의 귓가에 맴돌고 있다. 죽을지도 모른다. 맴도는 것을 없애기 위해 고개를 저은 후 준비했다. 준비 끝에 밖으로 나가자 센조가 서 있었다.
쉽게 끝난 임무에 방심과 생각보다 많은 미행. 둘은 허덕이면서 싸웠다. 싸움의 끝에 가까워질 때 불운은 그를 관통했다. 뒤에 있던 센조는 눈이 잠시 커지고 난 뒤 침착하게 마무리를 했다. 바닥에 쓰러진 이사쿠를 잡고 상황을 살폈다. 관통한 위치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 붕대로 피가 흐르는 곳을 일단 압박했다. 주문처럼 침착해. 진정해 를 생각하지만, 떨리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압박하는 느낌에 이사쿠는 흐려지는 정신에도 응급처치 방법을 말했다. 자신이 가져온 약이 어디 있는지 하급생에게 응급처치를 알려주는 것처럼 친절하게. 얼굴에 떨어지는 물방울에 비가 오네 라고 태평한 생각 하다가 눈앞이 깜깜해졌다.
밝은 빛, 우는 소리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는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하급생 란타로와 후시키조. 다른 보건위원회 아이들도 울고 있었다.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서 다시 눈을 감으려고 할 때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다. 저리 울다가 탈수증상 오겠다는 생각에 조용히 말했다.
“나는 괜찮아. 계속 울다가 나랑 같이 누워있겠다. 이제 뚝”
괜찮다는 말과 뚝이라는 소리에 아이들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아직도 걱정되는지 서럽게 울었다. 자신이 달래주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말할 기력도 없다. 그저 다시 자고 싶다는 생각에 정신이 왔다 갔다 할 때 문이 열렸다.
“아니. 환자 옆에서 이렇게 울고 있어? 누가 보면 장례라도 치룬 줄 알겠다.”
동실인 케마의 말에 아이들은 눈물이 멈추었다. 란타로는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케마 선배. 그런 기분 나쁜 말 하지 말아요.”
그 말 뒤에 다른 아이들 또한 케마에게 한소리를 했다. 케마는 당황하면서 사과하자 그제서야 이야기가 끝났다. 케마가 아이들을 밖으로 보내고 문 닫는 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그는 잘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푸른 하늘 밑에 바람이 부는 하얀 꽃밭. 그곳에 주저앉아 화관을 하나씩 만들다가 자신을 부르는 이름에 주위를 살폈지만, 아무도 없었다. 자신을 부르던 소리가 끝날 때 하늘은 어두워지고 비가 내렸다. 갑작스러운 비에 비를 피하고자 일어나려고 할 때 누군가 나타나 자신을 잡았다. 가지마. 제발. 애절한 목소리에 그는 가만히 서 있었다. 가만히 비를 맞고 서 있을 때 우산을 쓰고 있는 졸업한 선배가 보였다. 자신에게 오라는 손짓과 미소에 반가워서 가려고 할 때 아직도 잡힌 손이 풀리지 않았다. 힘을 주어도 화를 내도 풀리지 않았다. 반 포기한 상태로 주저앉아 선배를 쳐다봤을 때 갑자기 그 선배는 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배는 기이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사라지고 꽃밭과 하늘은 없어졌다. 어두운 공간에 자신을 잡은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너는 누구야?”
그제야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는 그를 쳐다볼 때 몸이 심하게 흔들리고 두통이 왔다.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자신을 잡은 센조가 보였다. 다급한 목소리와 자신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 후 니이노 선생님을 불렀다. 고열과 상처의 출혈, 식은땀. 상태는 다시 나빠졌고 이사쿠가 다시 잠드려고 할 때마다 옆에서 센조가 깨웠다. 니이노 선생님 목소리가 들릴 때 이사쿠는 센조의 일어나라는 말을 들으면서 다시 잠들었다.
그 이후 전보다 가벼워진 몸으로 눈을 떴을 때 자신 옆에서 자는 그를 발견했다.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 복부의 통증으로 다시 누웠다. 자고 있는 센조를 구경하다가 눈물 자국과 눈가가 부은 그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얼굴을 매만졌다. 잠꼬대를 자신을 부르는 모습에 귀여워서 대답해주다가 잠에 깨어난 그와 눈이 마주쳤다.
“센조 잘 잤어?”
그 말에 대답도 없이 가만히 있다가 센조는 고개를 숙이고 울었다. 내가 다쳤어야 했는데... 미안해, 라는 말의 반복에 이사쿠는 가만히 그의 머리를 만졌다.
그의 옆에서 센조는 계속 간호를 했다. 안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그의 고집을 이길 자가 누가 있는가? 몸이 좀 나아지고 과일을 먹어도 된다는 말에 센조는 사과를 가지고 왔다. 옆에서 사과를 깎아서 이사쿠에게 먹여줬다. 이사쿠는 자기가 아기는 아니라고 화를 냈지만, 센조에게 들리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이사쿠는 갑자기 생각 난 것을 말했다.
“센조. 나 전에 꿈에서 ㅇㅇ선배 만났다.”
그 말에 센조는 처음에 그냥 넘어가려다가 그 선배를 떠올랐다. 눈이 커지고 손에 있던 칼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는 놀라서 떨리는 손을 감추기 주먹을 쥐었다.
“센조. 괜찮아?”
“응. 괜찮아. 계속 말해줘.”
말과 떨리는 목소리. 이사쿠는 그것을 모르는지 계속 말했다.
“그래서 그 선배가 오라고 해서 가려고 했는데 누가 나를 세게 잡았다. 가지 말라고. 얼마나 애절하게 말하던지. 그래서 못 갔어. 누구인지 궁금해서 얼굴을 봤는데”
이사쿠는 떨리는 그의 손을 잡고 그의 눈을 쳐다보고 활짝 웃었다.
“날 잡아줘서 고마워 센조.”
자신 때문에 다쳤다는 죄책감과 그의 상태에 마음이 무거웠던 그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사탕을 바닥에 떨어뜨린 아이처럼 그는 서럽게 울었다. 이사쿠는 웃으면서 그를 품에 안았다. 이제 괜찮아 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그의 등을 토닥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