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나츠]기억
이벤트로 홍제님에게 드리는 글 선물입니다. 키워드- 첫만남, 몽한적인 분위기.
화려한 축제. 많은 먹거리. 시선을 끄는 물품들. 그것에 한 눈 팔려서 아이는 부모님 손을 놓치고 말았다. 부모님이 옆에 없다는 걸 알았을 때 눈물이 나서 크게 울었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숲에서 혼자 시끄럽게 울고 있으니 반딧불 같은 불빛이 아이를 위로했다. 그것은 아이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느낌으로 아이 주변을 맴돌았다. 아이는 반짝거리는 불빛을 따라갔다. 도착한 곳에는 흰색의 커다란 여우 같은 것이 서 있었다. 아이를 본 여우는 커다란 이빨을 보이면서 아이에게 어색하게 웃었다. 그는 그에게 겁내지 말라는 의미였지만, 아이에게는 곧 자신을 잡아먹는 것을 생각했다. 아이는 더 두려워져서 울었다. 혼자서 서럽게 우는 것에 여우는 당황했다. 당황하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꽃 하나를 건네었다. 예쁘게 빛나는 하얀 꽃. 꽃은 받은 아이는 빛나는 꽃은 처음 봤기에 울음을 참으면서 그것을 쳐다봤다. 그것이 사라질까 봐 손으로 꼭 잡으면서 계속 쳐다봤다.
“예쁘다. 이거 예뻐요!”
활짝 웃으면서 예쁘다를 반복하는 아이를 모습에 그제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아까 봤던 커다란 여우가 아닌 검은 기모노를 입은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앞에 있던 여우가 사라진 것을 알고 아이는 물었다.
“아까 있던 커다란 여우는 어디 있어요? 나한테 아무 말 없이 간 거예요?”
아무 말 없이 갔다는 생각에 갑자기 서러워져 아까처럼 크게 울었다. 콧물과 눈물범벅이던 얼굴을 그는 손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아가. 아까 있던 커다란 여우는 나란다. 여우가 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니?”
아이는 순순히 그에게 얼굴을 맡기면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다. 그는 작은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면서 신기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산에 사는 신 이야기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요괴 이야기 등 다 아이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였다. 한참 걷다가 발이 아파져 그는 혼잣말했다.
“다리 아파.”
그 말을 들은 여우는 아이를 안았다. 편안하게 아이를 안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의 품 안에 있으니 그의 이야기는 자장가 같았다. 혼자 두려워서 울었기에 지친 아이는 서서히 눈을 감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여우는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아이가 일어났을 때는 여우는 사라졌고 잃어버렸던 부모님 품 안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자신의 손을 쳐다봤을 때 빛나지는 않지만, 예쁜 하얀 꽃이 있었다.
***
“냥코선생. 예전에 우리 만난 적 있어?”
나츠메의 질문에 방석 위에 앉아있던 냥코선생은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
“몰라. 그건 왜?”
“어릴 때 냥코선생같은 요괴를 본 적이 있었던 거 같아. 축제에서 길 잃어서 숲속까지 들어갔는데 냥코선생처럼 흰 털에 커다랗게 생겼는데. 친절한 요괴였어. 어릴 때는 그게 요괴였는지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 엄청 민폐였네.”
나츠메는 과거 이야기에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때 봤던 축제 풍경과 그 요괴에게 들은 이야기 그리고 빛나는 꽃도 말했다. 그걸 얌전히 듣던 냥코 선생은 살짝 웃었다.
“어릴 때는 울보였구먼.”
“맞아. 나 울보였어. 엄청 잘 울었어.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뭐가 서러운지 크게 울었어. 뭐 지금은 덜 울지만.”
즐겁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 냥코선생은 자신의 앞발로 턱을 괴고 그를 쳐다봤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그에게 나츠메는 질문했다.
“응? 냥코선생 왜 그렇게 쳐다봐?”
“그렇게 활짝 웃는 것이 오랜만인 거 같아서.”
“그렇네. 어릴 때 이후로는 이렇게 활짝 안 웃었네.”
별생각 없이 대답하다가 그는 냥코 선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냥코선생을 꼭 안았다. 자신을 억지로 안은 행동에 당황해서 몸부림치다가 몸이 조금씩 젖어지는 걸 느끼고 가만히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