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Argent Wizard 2-1
나츠메 우인장을 마법사au로 써본 글입니다. au설정은 도슬님(@Dosl_scribble)과 제가 같이 했습니다.
사진은 aragraphy 앱으로 도슬님이 제작해주셨습니다.
ep2-심부름(1)
딸랑하는 소리에 공방 주인인 타키는 문 쪽으로 쳐다봤다.
“어서 오세요”
맑은 목소리에 웃는 얼굴. 그 얼굴을 봤다면 같이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온 소년을 봤다가 소년이 안고 있는 고양이를 보자마자 눈이 커다래지면서 고양이에게 다가가 세게 껴안았다. 그 고양이는 괴로움에 꾸엑하는 소리는 냈고 그제야 팔에 힘을 풀었다.
“냥코선생 미안. 오랜만에 보니까. 껴안고 싶어졌어.”
그녀의 변명에도 그는 아직도 화가 났는지 작은 발로 그녀의 팔을 때렸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귀엽다면서 그를 더 껴안았다. 그걸 지켜보는 소년이 그녀의 앞치마를 잡아당겼다.
“물건 사러 왔어요. 저번에 주문한 물건이 있을까요? 이번 마법 연습 때 필요해요.”
소년은 자신의 스승인 냥코선생이 아파하든 말든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그를 껴안고 놓아주지 않는 건 자주 보았기에 이제 익숙하다.
“아. 그래. 그거 줄게. 기다려봐.”
그녀는 물건을 가지러 가면서도 냥코선생을 놓아주지 않았다. 품 안을 벗어나려고 버둥거리다가 포기했는지 가만히 안겨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공방 주인의 고양이로 보일 것이다. 물건을 받은 나츠메는 냥코선생에게 물어봤다.
“냥코선생. 이제 마법재료가게에 가야 하는데 나 혼자 다녀올까요?”
품 안에 안겨있는 그는 앞발을 흔들었다.
“이번에는 혼자 다녀와. 주문 넣을 게 있어서. 가게 다녀오는 김에 빵도 사 올래?”
나츠메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방을 나갔다. 나가는 걸 보고 냥코선생은 타키를 쳐다봤다.
“마법이 담긴 목걸이를 주문 하나 하지.”
***
공방 물품을 가방에 넣은 채 마법재료가게로 갔다. 그곳은 마법재료를 만들고 파는 곳. 어느 날에는 귀한 물품을 구경할 수도 있다. 마법재료가게 문은 녹슬었는지 문을 열자 끼익하는 소리가 났다. 문소리에 물품을 정리하는 타누마는 들어온 손님을 쳐다봤다.
“나츠메. 오랜만이네. 폰타는?”
“냥코선생은 타키누나한테 잡혔어요.”
타누마는 호탕하게 웃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익숙하다는 반응이었다. 나츠메는 그에게 가방 안에 담긴 종이를 꺼냈다.
“저번에 주문한 재료 주세요. 그리고 이건 새로 주문하라는 거요.”
종이를 받아서 읽어보던 타누마는 뒷머리를 긁었다.
“허허. 어려운 재료를 구해달라는 거네. 이거랑 저거는 구하기 어려워서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것도 전해줄래?”
나츠메는 고개를 끄덕였다. 재료를 받고 돈을 지불 하려고 할 때 타누마가 말했다.
“아. 이번에는 돈 안 줘도 돼. 냥코선생이 대단한 물건을 주고 갔거든. 오랜만이야. 그런 물건은.”
회상에 젖은 그를 쳐다보다가 나츠메는 재료를 가방에 넣었다.
“아 참. 나츠메 이제 어디 가니? 시간이 좀 있으면 차라도 마시고 갈래?”
“빵집 가서 빵 사러 가야 해요.”
그 말에 아쉬운 표정으로 나츠메를 쳐다봤다.
“빵 사러 가야 해요. 늦으면 냥코선생이나 히노에가 걱정할 거예요.”
“그래. 시간이 늦기는 했지. 아 맞다 여기 근처에 맛있는 빵집이 생겼다고 들었어. 내가 약도 그려줄게.”
***
타누마가 그려준 약도가 이상한 걸까? 나츠메가 길을 못 찾는 걸까? 아무리 걸어도 빵집이 보이지 않는다. 해는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고 나츠메는 초조해졌다. 그렇게 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누군가와 부딪쳤다.
“아. 죄송합니다.”
나츠메는 사과하면서 그 사람을 쳐다봤다. 검은 머리에 안개를 낀 사람. 망토를 보니 왕궁 마법사였다. 평상시에 냥코선생은 왕궁 마법사는 위험한 사람이라는 걸 자주 말했다. 그 생각에 나츠메는 떨면서 뒷걸음치다가 뒤로 넘어졌다. 그 사람은 넘어진 나츠메에게 다가갔다.
“이런. 괜찮나요?”
아픔에 찡긋 감은 눈을 떠보니 그는 웃으면서 나츠메를 일으켜주었다.
“빵 사러 온 건가요? 제가 빵집 문 앞에 서 있긴 했죠. 미안해요.”
잘못한 것은 나츠메인데 오히려 그가 사과했다. 들어왔던 이야기와 다른 반응에 나츠메는 멍하게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가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났더라. 이거 너무 많이 샀나? 여 마토바 너도 들어라... 야. 뭐하냐?”
마토바를 봤다가 밑에 넘어진 나츠메를 보고 그는 눈이 커져서 마토바를 혼냈다.
“지금 너 애 혼내는 거야? 왜 애가 넘어져 있어? 잠시만. 아? 나츠메? 괜찮니?”
자신을 걱정하는 익숙한 목소리에 쳐다보니 전에 본 심사위원인 나토리였다.
“아! 심사위원 선생님”
“그래. 기억하고 있구나.”
나토리는 짐을 마토바에게 다 맡기고 나츠메를 일으켜주었다.
“이 시간에 혼자서 왜 여기 있니? 부모님은?”
“심부름 나왔는데 길 잃었어요. 빵집에 갈랬는데.”
빵집이라는 말에 마토바는 자신이 들고 있는 짐을 흔들었다.
“빵집이면 바로 옆인데요?”
허무함에 나츠메는 할 말을 잃었다.
***
나츠메 손에는 빵이 가득하고 옆에는 마토바와 나토리가 있었다. 늦은 시간 나츠메의 집까지 데려다주기로 나토리가 의견을 냈다. 분명히 그것에 마토바는 귀찮다던가, 나토리 혼자 가라든가 그런 말이 나올 거로 생각했지만, 생각과 달리 그렇게 하자는 말이 나왔다.
‘저 인간이 저렇게 순순히 내 말을 받아들일 인간이 아닌데.’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다. 일단 나츠메를 데려다주는 것이 우선이다. 길 걷다가 나츠메가 왕궁마법사는 무서운 사람이라고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나토리는 크게 웃었고 마토바는 당황했다. 마토바가 왕궁마법사의 좋은 점을 말하면 옆에서 나토리는 왕궁마법사의 나쁜 점을 말하면서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라고 이야기를 했다. 양옆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에 나츠메는 웃었다. 그리고 그 둘을 당황하게 하였다.
“전 두 곳 다 안 갈 거예요. 그냥 이렇게 스승님이랑 같이 살래요.”
“나츠메군. 높은 단계까지 승급하다 보면 어쩔 수...”
마토바가 다 말하려는 것을 나토리가 어깨를 치면서 제지했다. 입 모양으로 ‘그만 말해라’하고 난 뒤 나츠메가 이야기하도록 두었다.
“그렇구나. 나츠메는 스승님이 좋은 거야?”
“네! 가끔 혼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좋아요!”
웃는 아이의 동심을 깨는 것은 나쁜 짓이다. 언젠가 알게 되겠지만, 나토리는 늦게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어느 정도 집에 가까워졌을 때 나츠메는 익숙한 뒤태에 달려갔다.
“냥코선생!”
나츠메의 목소리에 뒤돌아본 냥코선생은 웃었다.
“나츠메! 어서 와라. 가서 밥 먹자.”
그리고 그 웃는 얼굴은 나츠메 뒤에 따라온 두 남자를 보고 난 뒤 사라졌다. 작은 몸으로 나츠메를 보호하려고 하던 그를 나토리가 손을 저었다.
“위험한 사람이 아닙니다. 마법학회 소속인 나토리라고 합니다. 길을 잃었다길래 데려다준 게 답니다.”
“맞아요. 냥코선생. 저분들이 빵도 사줬어!”
빵이라는 말에 순간 흔들렸지만, 사준다고 받아오는 나츠메의 행동에 그는 앞발을 이마에 놓고 한숨 쉬었다.
“나츠메 내가 밖에서 누가 뭐 사준다면 뭐라고 하라고 했지?”
“안된다고 하라고 했어요.”
“맞아. 그런데 나츠메 손에 있는 건 뭐지요?”
“맛있는 빵!”
웃으면서 말하는 나츠메에게 그는 더는 뭐라고 할 수 없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토바는 그에게 말 걸었다.
“일단 늦었으니 집에 들어가는 건 어떤가요? 밤늦게 밖에 있으면 위험하답니다. 요즘 초급, 중급의 눈만 노리는 살인마가 있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그 말에 냥코선생은 가늘게 눈을 뜬 채로 그를 쳐다보다가 나츠메에게 말했다.
“어서 들어가자.”
나츠메는 그 말에 그 둘에게 손을 흔들었다. 소년과 고양이가 들어가는 걸 다 보고 난 뒤 나토리는 마토바에게 말했다.
“그런 이야기를 왜 꺼낸 거야? 이미 잡힌 사람 이야기잖아.”
“혹시 모르죠. 또 있을지도요.”
나토리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가 머리를 만지고 난 뒤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일단 우리 집에 가서 이야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