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마다나츠] 무거움.

방앗간 지나가는 참새 2016. 12. 15. 21:22

우울한 부분이 있으니 조심해주세요. 마다나츠 일상물입니다.

 

무거우진 몸을 일으키면서 생각을 했다. 다시 그 시기가 돌아왔구나. 이때는 무거움, 슬픔, 두려움,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따라다닌다. 이 감정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이고 나의 숨을 막는다. ‘살고 싶어.’라는 말은 그 감정의 먹잇감. 절박하고 간절할수록 그들은 기뻐한다. 절벽 끝에서 간절히 비는 나를 보면서 비웃는 느낌. 과거에 같이 지낸 어른과 비슷하다. 도움을 요청해봐도 그들에게 오는 시선은 차가움, 비웃음. 그 감정과 같이 살아왔지만,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들이 나에게 속삭인다. ‘죽으면 편해질 거야.’ 라고 속삭이는 말을 지금까지 무시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오늘따라 그 말이 달콤하게 느껴진다. 지친다. 이제 힘들다. 수많은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수업시간에 엎드려서 생각을 멈추어보려고 노력해본다.

나츠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쉬는 시간에 교실로 놀러 온 타누마가 말 걸었다.

. 타누마. 요즘 냥코센세가 많이 먹어서 걱정이야. 건강도 걱정이지만, 내 용돈 상태가 안 좋네.”

살짝 웃는 나의 모습에 타누마도 같이 웃었다.

그랬구나. 하긴 폰타가 많이 먹지. 아니면 폰타 간식을 줄이는 건 어때?”

나도 그 생각 중이었어.”

같이 웃으면서 일상 이야기. 평화로워서 좋지만, 나의 마음은 정반대이다.

시한폭탄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이 폭탄이 주변 사람에게 터지는 것이 두려워 나의 몸에 들키지 않도록 숨겼다.

**

하굣길에 같이 걸어가던 냥코센세가 말 걸었다.

나츠메. 오늘 너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말했다.

? 냥코센세?” 웃으면서 말하는 나를 보고 냥코센세는 다시 바닥을 내려다본다.

아니다. 나츠메. 만쥬 사가자.”

냥코센세 그 말하려는 거였어? 요즘 냥코센세 때문에 용돈이 없어. 하아. 어디 하늘에서 돈이 안 떨어지려나?”

나의 실없는 농담에도 냥코센세는 웃지 않았다.

나츠메. 정말 괜찮은 거냐?”

냥코센세의 말에 나는 자연스럽게 웃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나는 괜찮아. . 잘 걸어 다니고 이렇게 잘 지내잖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물이 바닥에 떨어진다. 당황함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왜 이러지. 안 돼. 나츠메. 이러면 안 돼. 잘 견뎌왔잖아. 조금만 더 참으면.”

얼굴을 가린 채 주저앉았다. 그 모습에 냥코센세는 혀를 찼다.

. 나츠메.” 냥코센세는 마다라로 변하여 나츠메를 건드렸다. “내 등에 타라.”

** 

마다라의 등 위에서 나츠메는 얼굴을 묻은 채 말하지 않았다. 마다라는 자신의 등이 축축해짐을 느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다라는 하늘을 달려서 어딘가로 내려왔다. 조용한 숲속. 나츠메는 마다라 등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냥코센세. 나 보지 말아줘. 이런 모습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

마다라는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시간이 좀 지난 후 나츠메는 손수건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 마다라의 등을 쳐다봤다.

냥코센세 등 많이 젖었어. 아 미안하네.”

나츠메는 기운 없이 살짝 웃었다. 마다라는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나츠메. 더 울어도 괜찮다.”

마다라는 아예 땅에 주저앉아 손으로 땅을 쳤다. 그 모습에 나츠메는 활짝 웃었다.

냥코센세. 강아지 같아. 아니야. 괜찮아. 이제 괜찮아.”

나츠메는 말하면서 손사래를 쳤지만, 상관없다는 듯이 그는 큰 손으로 나츠메를 끌어당겨서 억지로 안았다. 그리고 나츠메의 등을 살짝 토닥였다. 토닥임에 나츠메는 마다라의 부드러운 털을 끌어안았다. 나츠메의 눈물로 털이 젖어도 마다라는 조용히 그의 등을 토닥였다. 마다라는 작은 인간아이가 더는 아파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하늘을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