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토나츠]상처-핑p님에게
트친 이벤트로 쓴 글연성으로 핑p님에게 드리는 글입니다.
나츠메는 소파에 누워서 마토바가 가져다준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오늘은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놀까 싶었지만, 마토바의 바쁜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나츠메는 만화책을 보다가 지루했는지 내려놓았다. “마토바씨 아직 이에요?” “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마토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만 했다. ‘쳐다도 안 봐? 괴롭힐까?’ 나쁜 생각이 들었지만, 귀찮음에 포기하는 나츠메였다. 나츠메는 누워서 눈감았다.
나츠메가 일어났을 때는 창가에 하늘이 붉은빛이 돌았다. 놀래서 일어나니 덮여있던 담요가 떨어졌다. ‘마토바씨는 어디?’ 주위를 살폈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츠메는 떨어진 담요를 어깨에 두르고 마토바의 책상으로 갔다. “뭘 하느라 바쁜 거지?” 호기심에 종이 한 장을 보려고 했지만, 뒤에서 제지당했다. “이런. 안 보는 것이 더 좋을 겁니다. 나츠메군.” 마토바는 나츠메에게 종이를 뺐었다. “무슨 내용인데요?” “음. 아주 민감한 이야기라서 나츠메군이 본다면 머리가 아플 거예요.” 마토바는 웃으면서 제대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나츠메는 얼굴을 찌푸렸다. 마토바는 종이를 책상에 덮어두고 나츠메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제가 나츠메군의 기분을 상하게 했군요. 제가 어떻게 하면 기분이 풀릴까요?” 나츠메는 마토바의 눈을 피하다가 마토바를 쳐다봤다. “그러면 두 눈을 보여주세요. 마토바씨는 제 두 눈을 보고 있지만, 저는 마토바씨의 한쪽 눈만 보는 걸요? 예전에는 보여주려고 하셨잖아요. 지금은 왜 안 보여주시려는 거에요?” 마토바는 살짝 웃었다. “그때야. 아직 둘이 서로 좋아하던 사이도 아니었고, 지금은 나츠메군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어요. 부적 뒤에 흉터가 심해서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나츠메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 더 보고 싶어요. 마토바씨가 저에 관해 알고 싶어 하는 것처럼 저도 마토바씨에 관해 알고 싶어요.” 나츠메는 마토바를 설득했다. 마토바는 당황스러워했다. “정말로 상처를 봐야겠어요? 먹고 싶다는 거라든가 가지고 싶다는 거라든가 그런 거 없나요?” “마토바씨” 마토바는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요. 아주 잠시만 보여줄게요.” 마토바는 부적을 고정해두었던 끈을 풀었다. 마토바는 아주 잠시 나츠메를 쳐다봤다가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나츠메는 마토바의 얼굴을 감쌌다. 그 뒤에는 상처 위에 입을 맞추었다. “나츠메군?!” 마토바는 당황해서 나츠메를 쳐다봤다. 나츠메는 해맑게 웃었다. “징그럽다니 보기 안 좋다는 말 이제 하지 말아요. 드디어 마토바씨의 두 눈을 보네요. 한쪽이 부적에 가려져서 궁금했어요. 용기 내주어서 고마워요.” 나츠메의 웃음에 마토바도 같이 웃었다. “그렇군요. 궁금했었군요. 이제 다시 부적으로 감싸도 될까요?” 나츠메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토바가 혼자서 다시 묶으려고 할 때 나츠메가 손을 잡았다. “제가 묶을래요.” “처음 묶을 때는 어려워요.” 나츠메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할래요. 제가 보여달라고 했으니까 제가 다시 묶을게요. 어서 바닥에 앉아요” 나츠메는 의자에 앉고 마토바는 바닥에 앉았다.
‘머릿결이 좋아. 부드럽다.’ 나츠메는 헝클어진 마토바의 머리를 빗으면 생각했다. 머리를 다 빗은 후 부적으로 눈을 감싸고 뒷머리를 다시 묶었다. “끝!” 나츠메의 말에 마토바는 뒤돌았다. “이거 인형이 된 느낌이네요.” 나츠메는 웃었다. “아이들이 인형의 머리를 왜 빗는지 알 거 같아요. 기분이 뭐랄까 뿌듯해요. 다음에도 빗어봐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마토바도 같이 웃었다.
“나츠메군. 이제 밥 먹으러 갈까요?” “아 그전에 할 게 있어요.” 나츠메는 가져온 가방을 분주하게 뒤졌다. “어제 친구들이랑 놀러 가서 마토바씨 생각나서 머리끈을 샀어요. 어때요?” 마토바는 나츠메 손 위에 올려져 있는 머리끈을 보았다. “이거 다 좋아서 간직해야겠는데요?” 마토바의 말에 나츠메는 당황했다. “머리끈은 써야죠. 안 쓰면 의미가 없는데.” 나츠메가 시무룩하게 있으니 마토바는 그걸 보고 웃었다. “농담이에요. 파란색 머리끈이 하고 싶네요. 지금 다시 머리 묶어줄래요?” 나츠메는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